August 18th, 2017 Fri

[전북] 미디어 아티스트 탁영환

in Category 사람

자료제공 전라북도청

부드러운 수묵의 선이 모여서 겹겹의 철조망이 끊어지고 철길이 한반도를 잇는다. 이윽고 그 철길 위를 열차가 빠른 속도로 달린다. 한반도 남단을 출발한 열차는 서울과 백두산을 지나 중국 만리장성, 러시아 모스크바, 프랑스 파리까지 쉼 없이 달린다. 한반도를 넘어 아시아와 유럽까지 유라시아 대륙 전체가 무대다.

농담 짙은 환상, 붓으로 담아낸 움직임

'2014 아시안 리더십 컨퍼런스'에서 사영된 주제영상은 한반도 통일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케 했다. 지난달 3일 열린 '하나의 한국, 더 나은 아시아'란 컨퍼런스의 주제가 영상에 그대로 담겼다. 수묵은 동양의 정신문화를 담아낸다.

그는 자신의 영상 속에 먹을 담아 동양적인 특징을 살렸다. '움직이는 수묵화'라고 불리는 오리엔탈 잉크 애니메이션(Oriental Ink Animation) 기법이다. 아직까지 소수의 작가만이 애니메이션 작업에 이 기법을 사용한다. 탁영환 작가(45)는 애니메이션 감독이자 미디어 아티스트이면서 동시에 뛰어난 수묵화가다.

그는 '애니메이션'에 대해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애니메이션의 어원은 '살아있다'는 뜻의 라틴어 아니마(Anima)로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작업,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이 바로 애니메이션"이라며 "흔히들 '만화영화'라고 잘못 알고 있는데 '만화'는 단지 소재일 뿐 애니메이션 그 자체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서른이 넘은 시기 일본으로 건너가 영상과 애니메이션을 배웠다는 작가. 대학을 졸업한 이후 7년 동안이나 '광고회사'에 몸 담았지만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끝내 버리지 못했다. 그는 '큰아버지'의 영향으로 영화를 꿈꾸게 됐다. 어린 시절 큰집에서 지냈는데 경찰관으로 공보 업무를 담당했떤 큰아버지는 필름 영사기를 가지고 이 마을 저 마을 다녔다. 영상을 활용해 주민들에게 정부 정책을 홍보하는 게 그의 업무였다. 큰 아버지는 이후 극장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텔레비젼이 흔치 않던 시절 당시 큰집에는 텔레비전을 물론 구경하기도 쉽지 않았떤 일본 잡지까지 있었다. 그 모습이 가슴 속 꿈으로 틀어박혔는지 지워지질 않는 모양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것도 시나리오를 쓰면 영화계로 진출하기가 더 빠를 것이란 생각에서다. 일본에서의 유학 생활이 그리 고단치만은 않았다. 하나하나 알아가느 재미가 쏠쏠했다. 띠동갑내기들이 열성적으로 수업에 임하는 모습도 그에게 자극이 됐다. 2005년 귀국을 한 뒤 그가 나고 자란 전주에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국내 미디어 아트 환경은 척박하지 그지없었다. 하지만 그는 다양한 분야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며 남다른 생존 경쟁력을 길렀다. 전통 애니메이션 뿐 아니라 다큐멘터리 영화와 드라마, 인터랙티브 사이트 등과의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즐긴다. 드라마 '신의'의 인트로 영상도 그의 작품이다.

▶ 대전 KBS 창사특집 '금속전쟁' 에필로그 애니메이션에 쓰인 작가의 캐릭터 작품품 (왼쪽), 일본 유학시절 '사막의 꿈'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제작방식을 선보였던 작가

그는 지금 버리고 다시 얻는 중

먹은 연기와 함께 그가 작품에 자주 등장시키는 단골 소재다. 애니메이션의 본 고장인 일본에서 유학을 할 당시 물성에 대한 연구를 하던 중 나름의 콘셉트를 정해야 한다는 생각에 먹과 연기를 택했다. 하지만 이제 탁 작가는 이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다. 기존 자신의 작품 세계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떤 연기와 먹을 잠시 떠나려는 것이다. 아마도 또 다른 어떤 것을 통한 실험이거나 지극히 일반적인 무엇일지도 모른다. 어째됐건 그는 애니메이션을 통해 또 무엇인가에 생명을 던져줄 것이다.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이 엉뚱하게 무모한 몽상가의 숨고르기가 끝나면 '어마무시'한 무언가가 나올 것 같다는 묘한 기대가 드는 것은 그의 동그란 안경처럼 재미있는 일이다.

Profile

미디어 아티스트 탁영환

탁영환은 전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애니메이션 감독이자, 미디어 아티스트다. 무사시노미술대학에서 영상, 애니메이션을 탐구했따. 아시아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도시 전주, 이곳을 닮은 작품을 만들고 싶어서 워킹사이클 스튜디오(Walking Cycle Studios)를 설립했다. 그는 전통 애니메이션 뿐 아니라 다큐멘터리 영화, 드라마, 인터랙티브 사이트 등과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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